
바이낸스의 창업자 창펑 자오(CZ)가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 흐름에 대해 남긴 발언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소액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 코인을 투매하는 동안,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무대 뒤에서 조용히 비트코인을 축적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의 이동 현상을 날카롭게 지적한 것이다.
실제 온체인 데이터와 ETF 유입량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시장의 공포 탐욕 지수가 극단적인 공포를 가리키며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셀링이 이어질 때, 기관 투자자들의 지갑 잔고는 오히려 증가하는 디커플링 현상이 관측되었다. 블랙록과 피델리티를 필두로 한 현물 ETF 운용사들은 개인들이 던진 물량을 꾸준히 흡수하며 운용 자산 규모(AUM)를 늘려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13F 보고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와 같은 월가의 전통적인 대형 은행들조차 비트코인 현물 ETF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비트코인의 가치를 부정하던 제도권 금융이, 이제는 가장 강력한 매수 주체로 변모한 것이다.
CZ의 발언은 시장의 주도권이 개인에서 기관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변동성을 견디지 못한 개인의 물량이 자금력과 정보력을 갖춘 기관으로 넘어가는 현상은 금융 시장의 전형적인 바닥 다지기 패턴이다. 공포를 조장하는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월가가 보여준 조용한 매집 행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가격 등락보다는 스마트 머니의 이동 경로에 주목해야 함을 시사한다.